앨범/소소한 여행기

2014년 12월 12일의 부다페스트 풍경

투어플래닛74 2015. 1. 5. 14:35

 

8박 9일의 일정 중에 유일하게 맑았던 하루였다.  예약해 두었던 숙소는 부다페스트 관광지가 몰려 있는 부다 지구 언덕 바로 아래에 있었다. 숙소 위치를 제대로 알아놓지도 않아서 기차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내려 트램을 타고 같은 트램을 세 번이나 왕복해서 타고서야 겨우 찾았다. 이런 삽질이 있어야 여행이 즐거워진다.


 관광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결론적으로 오늘 하루 부다페스트는 관광"으로 분류된다. 정말로 다행이라면 하늘이 맑아서 덜 우울했다는 것과 관광의 끝은 3분카레만도 못한 굴라쉬를 먹었다는 것이고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길거리에서 사마셨던 뱅쇼가 내몸을 녹여 줬다는 것이다.

유명한 마챠시 성당이며 부다왕궁이며 어부의 요새들은 서로 오밀조밀 모여 있다. 전혀 알지도 못하고 예약했던 호텔은 이 모든 것들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었다. 오예

하늘이 매우 맑고 해가 눈이 부셨는데 참말로 행운이었다. 그런데 너무너무 추웠다. 얼만큼 추웠냐면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들었다. 여행을 하면서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정녕 처음이었다.

  

​마챠시 성당 ⓒ KWON

 

 


​ 처음으로 입장료를 내고 성당안에 들어갔을 때 그 충격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실내에서는 후래쉬를 터뜨리지 말라는 조건으로 촬영을 허락해줬다. 사진은 올리지 않기로 한다. 사진 따위로 성당안의 그 화려함과 경건함으로 압도당하는 그 분위기를 절대로 표현할 수가 없다. 궁금하면 직접 가서 보는 걸로.  ⓒ KWON


 

언덕에서 바라보본 페스트지구와 국회의사당 ⓒ KWON


 

 

언덕에서 바라보본 페스트지구 ⓒ KWON


 


 

어부의 요새 ⓒ KWON


 

 

부다왕궁 ⓒ KWON

 

 

 

부다왕궁 ⓒ KWON


 

​대통령 집무실 ⓒ KWON

​겔레르트 언덕은 가지 않았다. 너무너무 추웠으니까 멀리서 바라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철철 흐르게 하는 강바람을 뚫고 세체니 다리를 건넜다. 참고로 해가 지기 전에도 추웠으나 해가 지고 나서 집으로 돌아올 때는  미치도록 추웠다.

 

 

페스트지구 바찌거리 부근 ⓒ KWON

 


 

바찌거리 입구. 정말 화려하다. ⓒ KWON


 

배가 고팠다. 먹음직스러웠지만,먹을 수 없었다. 돈을 아껴야 하니까 간식 따위 사먹을 수 없다. ⓒ KWON


 

바찌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났고 먹을거리도 넘쳐났다. 혼자서 온 사람은 없어 보였다. ㅠㅠ 다들 무언가를 열심히 마시길래 무언가 했더니 뱅쇼였다. 밥을 굶는다고 해도 나는 마실 수밖에 없었다. 너무너무 추웠으니까. 우리돈으로 5000원이나 했다. 유럽의 물가를 생각하면 비싼 것도 아닐텐데 나는 개미심장을 해서는 ㅠ ⓒ KWON


 

바찌거리는 어떤 의미에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거리였다. 말하자면 명동거리 같은? 큰 흥미를 느끼지도 못하고 너무 추운 마음에 어서 숙소로 돌아가야겠다고 가던 길에 본 풍경. 노래와 춤은 쉽게 끝나지 않았고 노래와 춤이 끝날 때까지 지켜봤다. 저런 흥과 자연스러움이 참 부럽다. ⓒ KWON


 

세체니 다리. 심호흡 한 번하고 이를 꽉깨물고 걸었다. 평생에 언제 다시 이렇게 추운 날에 눈물 철철 흘리며 이 다리를 건너겠냐고 다독거리며. 그런데... 다리를 쫙 달라붙는 트레이닝 차림으로 뛰는 사람과,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사람이 있었다. 남다른 유럽인들.. 팔짱을 끼고 어깨를 감싸고 건너는 커플들은 다 눈을 감았다. 뒤에 보이는 것은 부다왕궁 ⓒ KWON



 

심지어 강가로 내려가서 사진도 한 번 찍어 주었다. 그리고 마침 크루즈가 지나가고, 사람들은 따뜻하고 즐거워보인다. ⓒ KWON


​국회 의사당 건물. 부다페스트는 어쩌면 밤의 도시일 지도. ⓒ KWON


​부다페스트의 관광지구는 모여 있어서 짧은 시간에 다 돌아볼 수 있다. 그렇게 따지면 아기자기한데,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건물들은 높지는 않았으나 거대했다.  그 쓸쓸한 느낌과는 달리 지나치게 화려했다. 낮도 밤도. 그래서 부타페스트는 또 하나의 문화충격의 도시가 되었다.

내일 밤 프라하 야간기차를 타기 전까지 또다른 매력을 찾아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