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시간’ 캠페인 국내 본격 시도 ‘28일 저녁 8시30분’
상상해 보자. 특정일, 특정시간 전 세계가 주변의 전등을 한 시간 동안 끄는 순간, 시차 간격으로 뉴질랜드에서 호주, 태국에서부터 이스라엘, 영국, 미국을 거쳐 한국에 이르기까지 마치 파도타기처럼 소등이 한 바퀴 도는 모습을. 그동안 지구는 ‘휴식’을 취하는 셈이다. 말그대로 ‘지구를 위한 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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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야생동물기금(WWF)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제안한 ‘지구시간’(Earth Hour) 캠페인이 오는 28일 저녁 8시30분부터 전 세계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지난해 서울시가 참여했던 국내에서도 올해는 시민사회 전반이 참여하는 행사로 확산될 조짐이다.
지구시간 캠페인은 3년 전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됐다. 지난 2007년 3월 31일 오후 7시 30분 시드니 시민 220만명이 오페라하우스, 타워브릿지와 같은 대표 건축물과 집, 사무실, 가게의 전등을 일제히 껐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 35개 나라, 370개 도시에서 5천만여명이 동참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로마의 콜로세움,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의 광고판이 일제히 꺼졌다. 한국의 서울시도 남산타워와 한강교량 등의 불을 껐다.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동참했다. 구글은 홈페이지 바탕화면을 흰색에서 검정색으로 바꾸며 ‘불을 껐습니다. 이제는 여러분 차례입니다’라며 지구시간 캠페인 동참을 독려했다.
캠페인을 처음 제안한 세계야생동물기금은 지구시간 캠페인을 ‘지구’와 ‘온난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종의 투표행위라고 홍보한다. 불을 끄면 지구에 투표하는 것이고, 불을 켜두면 지구온난화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세계야생동물기금의 올해 목표는 10억명이 지구에 표를 던지는 것이다. 전 세계인 6명중 1명이 지구시간 캠페인에 참여하길 원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에서는 녹색연합이 국내 제안단체 역할을 맡고 있다. 이유진 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 국장은 “이 캠페인을 위해 돈을 쓰고, 굳이 캠페인 물품을 만들 필요도 없다. 단지 3월 28일을 기억해 전등 스위치를 내리기만 하면 된다”며 “토요일 저녁 오후 8시 30분은 물건을 파는 가게로 치면 가장 매출이 높을 때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외국 상점들처럼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한 시간 동안 불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태국 방콕에서는 지구시간 캠페인에 대한 충분한 설명 뒤 간판 불을 끄거나 레스토랑에서는 촛불을 켜고 저녁식사를 하는 방법도 나왔다.
대규모 홍보방식을 지양하고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시민사회에 이 캠페인을 알리는 중이지만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포털에 개설한 관련 커뮤니티와 녹색연합 홈페이지에는 동참을 전하는 메시지가 채워지고 있다. 1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를 맞아 전등을 끄고 촛불을 켜는 ‘캔들나이트’ 행사를 2회째 개최해온 여성환경연대도 단체차원에서 적극 동참을 선언했다.
이유진 국장은 “보통 행사를 준비하려면 대규모 역량이 동원되지만 이 캠페인은 참여도 쉬울 뿐 아니라 성찰적 의미를 크게 가지고 있다”며 “나만의 참여가 아닌 전 세계가 거대한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느낌에 흔쾌히 동참의사를 밝히는 개인, 단체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자체 참여도 눈에 띈다. 창원시가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올해 지구시간 캠페인 참여의사를 밝혔다. 매우 적극적인 활동을 준비 중이라는 게 녹색연합의 전언이다. 녹색연합은 이에 힘입어 국내 16개 광역지자체와 75개시에 지구시간 캠페인 동참을 요청할 계획이다.
녹색연합은 캠페인 당일까지 시민사회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과 함께 이날 한국에서 벌어진 시민들의 실천을 한데 모아 ‘지구시간 2010’ 캠페인을 위한 동영상을 만들 계획이다. 2013년이면 북극이 녹아내릴 수 있다는 보도에 놀라거나 발 딛고 서있는 지구에 조금이라도 미안한 생각을 한번쯤 가져본 시민이라면, 2009년 3월 28일 8시 30분 ‘그냥 스위치를 내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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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만이라도 촛불켜놓고 잠시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숏버스 한장면이 생각나는군요.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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