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돌아 생각해보니 젊음은 두려움을 누르는 힘이 있나봅니다.
멋모르고 서울로 상경해서
큰건물에 압도당하며 지하철에 눌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밀리면서
그렇게 내 고향에서 지낸 시간보다 오랜 시간을 서울에서 발붙히고 지내고 있네요.
그리고.. 이곳 종로1가와 2가 사이에서 전 13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응답하라 1988에서 잠깐 보여줬던.. 해외 여행 자유화가 시작되면서
그쯤 여행사가 정말 많은 성장을 한거 같아요.
종로와 시청 사이에 여행사가 많은 이유도 그쯤이겠죠.
그땐 비자를 받고 출국해야 하는 나라들이 많았구.
관공서들이 이쯤에 많이 몰려 있었으니까요.
여튼 전.. 외환 위기로 회사가 갑자기 문을 닫았고 치솟는 환율에 아~ 회사가 이렇게 망하기도 하는구나를
경험하며 내 젊은 시절을 고스란히 이곳 시청과 종로 사이에 세월을 뿌리고 다녔네요.
친구들도 놀라는 나의 끈기에... 헛웃음을 자아냅니다.
13년동안 나의 통근 버스가 되어준 271번. - 감사합니다. 271번 버스 기사님들(처음으로 인사 드리네요^^).
젊었을적 종로는
젊은이가 모였던 곳이였고.
영화관이 있었고.
대형서점이 몰려 있었고.
나라에 큰일이 있을때마다 나라 걱정하는 사람들로 퇴근시간이 배로 걸렸던 곳이였고.
골목 골목 다른 냄새가 나는곳이였는데...
지금의 종로는 엄청 깨끗해지고 엄청 건물이 커졌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쓰러질듯 낡고 낮은 기와 지붕의 가게들은 모두 큰 건물의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지금의 종로는 강남의 어느 대로 마냥 그냥 비슷 비슷해졌어요.
말끔하지만 어디도 따뜻하지 않은 종로가 조금... 더 추워진거 같아요.
엄청 춥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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